"블루스와 술, 그리고 방랑자의 삶"
음악과 술은 언제나 깊은 관계를 맺어왔다. 특히 블루스 음악에서 술은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니라 삶의 고통과 기쁨을 함께하는 동반자였다.
미시시피 델타 블루스의 전설적인 인물 로버트 존슨은 악마와 계약한 뮤지션이라는 신화적 이야기로도 유명하지만, 그의 실제 삶도 전설 못지않았다. 그는 떠돌이처럼 살았고, 길거리와 작은 바에서 노래를 불렀으며, 그를 따라다녔던 것은 언제나 기타와 위스키 한 병이었다.
로버트 존슨이 즐겼던 술로 알려진 것은 바닐라 향이 강한 위스키였다. 블루스맨들에게 술은 연료이자 영감의 원천이었다. 존슨 역시 미시시피 델타 지역의 남부 음식과 강한 위스키를 사랑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방랑자 같은 삶과 바닐라 위스키의 조합은 어떤 의미를 가질까?
미시시피 델타 블루스와 남부 음식
로버트 존슨은 1911년 미시시피 주에서 태어났다. 그는 20대 초반부터 델타 지역을 떠돌며 블루스를 연주했는데, 그의 음악 스타일은 델타 블루스의 정수를 보여준다.
미시시피 델타 지역은 블루스 음악의 발상지이자, 강한 노동과 빈곤이 뒤섞인 곳이었다. 그곳에서 블루스 음악은 삶의 애환을 표현하는 방식이었고, 음식 역시 같은 맥락에서 자리 잡았다.
존슨이 자주 머물렀던 지역에서는 남부의 대표적인 음식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 콘브레드(Cornbread): 옥수수 가루로 만든 빵으로, 가난한 지역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었던 음식
- 바비큐(Barbecue): 훈연한 돼지고기 요리로, 길거리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었다
- 감자튀김과 프라이드 치킨: 주점과 선술집에서 제공되던 대표적인 블루스맨들의 음식
이러한 음식들은 델타 블루스 음악이 탄생한 환경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노동자들과 떠돌이 음악가들이 값싸면서도 든든한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도록 발전한 음식들이다.
로버트 존슨이 노래를 부르던 주점에서 제공되던 음식들을 생각해보면, 블루스 음악이 탄생하는 분위기를 쉽게 떠올릴 수 있다.
바닐라 위스키와 블루스의 조화
로버트 존슨이 즐겼다고 전해지는 바닐라 위스키는 당시 남부 지역에서 흔히 마시던 위스키 중 하나였다.
- 바닐라 위스키는 일반 위스키보다 부드럽고 달콤한 풍미가 특징이다
- 강렬한 알코올감이 있지만 바닐라 향이 더해져 음미하기 좋은 술이다
- 블루스 뮤지션들은 주로 강한 위스키를 즐겼고, 바닐라 위스키는 오랫동안 천천히 마실 수 있는 술이었다
블루스맨들에게 위스키는 단순한 술이 아니라 노래의 소재이기도 했다. 로버트 존슨의 대표곡 중 하나인 **"Drunken Hearted Man"**은 술에 취한 남자의 외로움을 노래한 곡이다.
그의 노래에는 술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는 술을 마시며 인생을 노래하는 방랑자의 이미지로 남았다. 델타 지역의 습한 공기 속에서, 어두운 주점에서, 존슨이 기타를 튕기며 바닐라 위스키 한 잔을 들이켰을 모습을 상상해보면, 그의 음악이 왜 그렇게 강렬하게 들리는지 이해할 수 있다.
악마와 계약한 사나이, 술에 취한 블루스맨
로버트 존슨의 삶에는 전설이 많다.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그가 악마와 계약을 맺고 천재적인 기타 실력을 얻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또 하나의 전설적인 이야기는 그의 죽음과 관련이 있다.
1938년, 그는 27세의 젊은 나이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당시 주점에서 한 잔의 위스키를 마신 후 쓰러졌다는 기록이 있다.
일설에 따르면, 그가 마신 위스키에 독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 일부 사람들은 그가 바닐라 위스키를 주문했을 때 누군가가 그의 술에 독을 섞었다고 믿는다.
이후 로버트 존슨은 "27클럽"의 원조 멤버가 되었고, 그의 음악은 사후에 더 큰 명성을 얻게 된다.
그의 노래와 술, 그리고 그의 전설적인 삶은 여전히 블루스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로버트 존슨 – 음악과 술, 그리고 영원한 방랑자
로버트 존슨의 음악에는 술이 녹아 있다. 바닐라 위스키의 부드러운 단맛과 블루스의 거친 감성이 섞여 있는 것처럼, 그의 음악은 듣는 이들에게 중독적인 매력을 남긴다.
그는 한 곳에 머무르지 못했고, 델타를 떠돌며 노래를 불렀으며, 그의 손에는 언제나 기타와 술 한 병이 있었다.
그의 노래를 들으며 바닐라 위스키 한 잔을 마신다면, 델타 블루스의 진짜 맛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