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재가 들려주는 락ROCK 이야기

소리로 만든 벽, 사라진 별을 그리다 – 핑크 플로이드 Pink Floyd 이야기

T. Tonah Tameson 2025. 5. 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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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와 사운드의 미학, 무대 위엔 거대한 원형 스크린, 공중을 가르는 돼지 풍선, 사방으로 울리는 입체 음향.
그 공연을 본 사람들은 똑같이 말했어.
"이건 콘서트가 아니라… 우주였다."

케임브리지에서 온 철학 소년들

1965년 런던. 미술학교와 건축학교를 오가던 청년들, 로저 워터스, 닉 메이슨, 리처드 라이트, 그리고 기묘한 천재 시드 바렛.
처음엔 ‘Tea Set’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했지만, 시드가 존경하던 블루스 뮤지션 이름 두 개를 따왔어.
Pink Anderson과 Floyd Council. 줄여서 Pink Floyd.

이름부터가 다르지. 음악은 더 달랐어.
싸이키델릭 기타, 신시사이저, 거기에 인간 존재를 묻는 가사들.
이건 그냥 락이 아니라… 사유였지.

시드 바렛, 광기와 천재성의 경계

초기 핑크 플로이드 Pink Floyd는 시드 바렛의 밴드였어.
1집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을 들어보면, 마치 동화책 한 페이지를 노래로 만든 것 같아.
그런데 문제는 LSD.
무대에 서서 기타 줄도 안 튕기고 멍하니 있던 날이 많았대.
결국 멤버들은 결단을 내려. 친구였던 데이빗 길모어를 데려오지.

시드는 멀어졌지만, 그 그림자는 밴드 내내 드리워졌어.

The Dark Side of the Moon – 인생을 음반 하나로

1973년, The Dark Side of the Moon이 나왔을 때 다들 뒤집어졌어.
죽음, 시간, 돈, 정신병을 앨범 하나에 다 담는다고?
한 곡 한 곡이 이어지며 하나의 긴 여행이 되었지.

Time에서 울리는 시계소리,
Money에서 들리는 계산기 소리,
The Great Gig in the Sky의 절규 같은 보컬…

이건 음반이 아니라 삶이었어.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풀 앨범 그대로 듣는 이유야.

사라진 별을 향한 노래, Wish You Were Here

1975년, Wish You Were Here가 나와.
그중 타이틀곡은 말이 필요 없는 클래식이지.

그 노래는 누구에게 바친 거냐고?
사라진 친구, 시드 바렛에게.

녹음하던 날, 시드가 스튜디오에 찾아왔대.
뚱뚱해진 몸, 민머리, 흐릿한 눈빛.
아무도 그를 못 알아봤지.
로저는 결국 눈물을 흘렸다고 해.
그 순간이야말로 이 노래의 마지막 소절처럼 느껴졌어.

The Wall – 고독과 분노로 쌓은 사운드의 벽

1979년, The Wall이 나와.
이건 로저 워터스의 고백이자, 자서전이었어.

학교의 폭력, 전쟁의 상처, 가족의 부재…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 2는 락인데 디스코풍 리듬이 들어갔지.
근데 그게 전혀 어색하지 않았어. 오히려 더 날카로웠어.

이 앨범은 밴드 내의 벽이기도 했어.
로저는 점점 독선적으로 변했고, 결국 갈등은 폭발하고 말았지.

분열, 그리고 두 개의 Floyd

로저는 결국 탈퇴해.
"Pink Floyd는 나 없이 안 돼!" 하며 소송도 걸었지.
하지만 데이빗 길모어 중심의 Pink Floyd는 다시 활동을 시작했어.
A Momentary Lapse of Reason, The Division Bell까지 이어지며 또 다른 여정을 갔지.
사운드는 조금 부드러워졌지만, 감성은 그대로였어.

다시 만난 네 사람 – 그리고 마지막

2005년, Live 8 무대.
기적처럼 다시 뭉친 로저, 데이빗, 닉, 리처드.

Comfortably Numb을 함께 부르던 그 장면…
정말 전율이었어.
하지만 그게 마지막이었지.
2008년, 리처드 라이트가 세상을 떠났고
그들의 재결합도, 영원한 여운으로만 남았어.

아재의 추천곡 리스트

  • Wish You Were Here – 사라진 친구에게 바친 가장 슬픈 곡
  • Comfortably Numb – 기타 솔로의 정점
  • Shine On You Crazy Diamond – 시드를 향한 9부작 송가
  • Time – 시간은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아
  • Echoes – 23분 동안 펼쳐지는 우주의 심연
  • High Hopes – 돌아갈 수 없는 길, 그러나 남겨진 빛
  • Another Brick in the Wall Part 2 – 시대를 흔든 분노의 앤썸

Pink Floyd는 소리로 철학을 짓고, 감정으로 우주를 설계한 사람들이었지.
그들의 음악은 지금도 우리 안에 벽을 세우고, 또 허물고 있어.

"How I wish, how I wish you were here…"
그 한 줄이면, 우리는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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