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정치 사회

5월 1일은 어떻게 ‘노동절’이 되었나?

T. Tonah Tameson 2025. 5. 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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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돌아오는 5월 1일, 우리는 ‘근로자의 날’ 혹은 ‘노동절’이라는 이름으로 하루를 쉽니다. 하지만 단지 쉬는 날이라기엔 이 날이 가진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이 날의 유래를 들여다보면, 목숨을 건 외침과 피로 물든 역사가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 이른바 ‘헤이마켓 사건’이라 불리는 노동운동의 전환점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노동자들은 하루 12~16시간씩 일하면서도 제대로 된 대우는커녕 인간 취급조차 받지 못했습니다. 더는 참을 수 없었던 노동자들은 "하루 8시간 노동"을 외치며 거리로 나섰습니다. 시카고의 헤이마켓 광장에서 수천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고, 그곳은 곧 전쟁터가 됩니다. 경찰과의 충돌, 폭탄 투척, 사망자 발생… 그날은 단순한 시위가 아닌, 노동자의 ‘생존권’을 위한 전투였습니다.

 

당시 체포된 노동운동가 중 몇 명은 증거 부족에도 불구하고 사형을 선고받습니다. 그들의 죽음은 노동자의 권리를 억압한 권력의 상징이 되었고, 동시에 전 세계 노동자에게는 각성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됩니다. 그리고 3년 뒤, 1889년 파리에서 열린 제2인터내셔널에서 이 사건을 기려 “5월 1일을 세계 노동자의 날로 정하자”는 결의가 채택됩니다. 그렇게 5월 1일은 단순한 날짜를 넘어, 전 세계 노동자들의 ‘연대의 상징’이 된 것입니다.

 

한국에서도 1923년 5월 1일, 경성 청계천에서 처음으로 노동절 기념 집회가 열립니다. 식민지 시대였기에 이는 일제의 탄압을 무릅쓴 대단한 용기였습니다. 해방 이후에도 이 날은 꾸준히 이어졌지만, 이승만 정부는 노동운동을 ‘반공질서 파괴’로 규정하며 탄압했고, 결국 1958년부터 노동절은 법정 공휴일에서 제외됩니다. 그러다 1994년, 다시 ‘근로자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민간부문 공휴일로 지정됩니다. 다만 ‘공무원’과 ‘공공기관 종사자’는 여전히 쉬지 못하는 아이러니가 있습니다.

 

사실 5월 1일은 단순히 ‘쉬는 날’이 아닙니다. 노동의 가치와 권리, 생존과 존엄을 지키기 위한 역사적 투쟁의 결과물입니다. 우리는 이 날을 맞아 그저 쉬기만 할 것이 아니라, 그 투쟁 속에 담긴 ‘사람답게 일할 권리’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늘 하루, 쉼을 허락받은 모든 이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의 노동은 존중받고 있나요?”
그리고 “당신은 지금, 사람답게 일하고 있나요?”

 

https://www.youtube.com/watch?v=7q9Gu1LFJ_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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