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아침, 서울 강남의 고급 호텔 조선 팰리스에 이례적인 ‘3형제 출동’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주인공은 한화그룹의 차세대 리더들—김동관, 김동원, 김동선. 세 형제가 한자리에 모인 이유는 다름 아닌,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와의 릴레이 면담 때문이었습니다.
이른 아침 8시, 검은 양복 차림으로 호텔에 등장한 세 사람은 가장 먼저 트럼프 주니어를 만났습니다. 그야말로 재계판 ‘퍼스트 무버’였습니다. 이들이 주목받은 건 단순한 조우 때문만이 아닙니다. 최근 한화는 방산, 에너지, 반도체 등 미국과의 접점이 큰 분야에서 3세 경영 체제를 본격화했기 때문입니다.
면담 후, 한화 3형제는 호텔 내 스타벅스로 자리를 옮겨 커피를 포장해 나왔습니다. 이때 포착된 장면 하나—작은 동생들이 큰형에게 커피를 전해주는 모습—은 그룹 내 위계와 가족적 유대를 동시에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습니다.
김동관 부회장은 이 날 트럼프 주니어 면담을 마친 뒤 곧장 거제로 향했습니다. 그의 다음 일정은 미 해군성 장관과의 회동. 그야말로 하루 종일 ‘외교+경제 전방위’ 스케줄을 소화한 셈입니다.
동생 김동원 사장은 커피를 들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았지만 “그냥 커피 마시러 왔다”며 웃어 넘겼습니다. 이 짧은 한마디는 그들의 여유로움과 언론 대응의 노련함을 동시에 보여줬습니다.
한화그룹과 트럼프 가문의 인연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습니다. 김승연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한국 재계 인사 중 유일하게 초청받았고, 김동관 부회장은 트럼프 2기 취임식에서도 미국 고위 인사들과 직접 교류하며 네트워크를 넓혔습니다.
이번 릴레이 면담에는 이해진 네이버 의장, 이재현 CJ 회장,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 등 국내 굴지의 총수들도 참석할 예정으로, 미국과의 연결고리를 강화하려는 재계의 움직임이 더욱 분주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