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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재가 들려주는 락ROCK 이야기

새 멤버와 새로운 전설을 만들다 Black Sabbath with Dio

by T. Tonah Tameson 2025.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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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전설을 만든 남자, 로니 제임스 디오

오지 오스본이 떠나고 블랙 사바스는 벼랑 끝에 서 있었어. 한때 헤비 메탈의 선구자로 불렸던 그들이었지만, 밴드는 술과 마약에 찌들어 제대로 굴러가지 않았고, 오지는 이미 무대에 서는 것조차 힘들 만큼 망가져 있었지.

사람들은 블랙 사바스가 이제 끝났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이 밴드는 그렇게 쉽게 사라질 운명이 아니었어.

블랙 사바스, 로니 제임스 디오를 만나다

당시 블랙 사바스의 매니저는 돈 아든(Don Arden)이었어. 그는 거친 성격과 독단적인 스타일로 악명 높은 인물이었지. 그런데 이 돈 아든에게 딸이 하나 있었어. 이름은 샤론 아든(Sharon Arden).

샤론은 아버지 밑에서 음악 비즈니스를 배우면서 블랙 사바스의 매니지먼트에도 깊이 관여했어. 그런데 이 샤론이 한 사람을 추천했어. 바로 자기 친구 웬디(Wendy Dio)의 남편, 로니 제임스 디오(Ronnie James Dio)였지.

샤론은 블랙 사바스가 부활하기 위해선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보컬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 그리고 디오는 딱 그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었지. (샤론은 나중에 Ozzy와 결혼을 하지.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 심사위원으로 나온 샤론 오스본이 바로 이 사람이야.)

 

디오가 블랙 사바스에 합류한 건, 단순한 멤버 교체가 아니었어. 그것은 밴드의 재탄생을 의미했어.

완전히 다른 두 남자, Ozzy와 Dio

디오가 블랙 사바스에 들어오면서 밴드는 전혀 다른 색깔을 가지게 되었어. 오지는 혼돈과 반항, 즉흥적인 에너지로 무대를 장악하는 스타일이었지. 하지만 디오는 달랐어. 그는 클래식한 보컬 스타일과 파워풀한 성량을 가지고 있었고, 오지보다 훨씬 정교한 보컬 테크닉을 구사했지.

디오가 블랙 사바스에 합류하자, 멤버들 사이에서도 분위기가 달라졌어. 특히 한 가지 큰 변화가 있었는데, 멤버 전원이 검은 옷을 입기 시작한 것이었어.

오지가 있을 때만 해도 꼭 검은색 옷을 입지는 않았어. 하지만 디오가 들어오면서 밴드는 의도적으로 어두운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검은색 의상을 입기 시작했지. 이건 단순한 패션이 아니었어. 블랙 사바스의 아이덴티티를 더욱 강렬하게 만들기 위한 쇼 비즈니스적인 전략이었고, 이 전략은 제대로 먹혀들었어.

'Heaven & Hell' – 다시 살아난 블랙 사바스

1980년, 블랙 사바스는 전설적인 앨범 [Heaven & Hell]을 발표했어. 담배를 피우는 천사들이 그려져 있던 이 앨범은 대성공을 거뒀어. 헤비 메탈 팬들은 디오의 강렬한 보컬과 블랙 사바스의 무거운 사운드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 앨범을 극찬했지. 블랙 사바스는 다시 한 번 록 신의 중심에 서게 되었어.

 

하지만,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어. 문제는 디오와 토니 아이오미의 성격이 너무 달랐다는 거야.

디오는 오지가 부른 곡들을 무대에서 부르기 싫어했어. "내가 왜 다른 사람이 부른 노래를 불러야 하지?" 그는 늘 이렇게 생각했지. 반면, 토니 아이오미는 밴드의 전통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이 작은 균열이 점점 커지면서, 결국 1983년 초, 디오는 블랙 사바스를 떠났어. 그런데 혼자 떠난 게 아니었어. 드러머 비니 어피스(Vinny Appice)도 함께 나가서, 그들은 Dio라는 새로운 밴드를 결성했지.

블랙 사바스는 한 번 더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어.

이언 길런, 블랙 사바스에 오다

디오가 떠나고 블랙 사바스는 또 다른 전설적인 보컬을 영입했어. 딥 퍼플의 이언 길런(Ian Gillan).

1983년 말, 블랙 사바스는 13집 [Born Again]을 발표하면서 다시 부활을 꿈꿨어. 이언 길런은 록 역사에서 가장 강력한 보컬리스트 중 한 명이었지. 하지만 문제는, 그의 스타일이 블랙 사바스와 잘 맞지 않았다는 거야.

이언 길런은 헤비 메탈보다는 블루스와 하드록 스타일에 가까운 보컬리스트였어. 그리고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딥 퍼플이 재결성되면서 블랙 사바스를 떠나게 돼. 블랙 사바스는 또다시 위기에 빠졌지.

오지의 귀환, 그리고 마지막 투어

1997년, 블랙 사바스는 오지 오스본과 다시 재결합했어. 그리고 1998년, 라이브 앨범 [Reunion]을 발표했지. 하지만 그들의 전성기는 이미 지나 있었어.

이후 블랙 사바스는 몇 번 더 오지와 디오를 번갈아 복귀시키면서 몇 개의 앨범을 발표했어. 하지만 세월은 누구도 비켜가지 않았지.

디오가 세상을 떠났고, 멤버들도 병에 시달리게 되었어.

그리고 결국, 2017년 마지막 투어 'The End'를 통해 블랙 사바스는 공식적으로 해체를 선언했어.

블랙 사바스의 유산 – 헤비 메탈의 시작과 끝

블랙 사바스는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어.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헤비 메탈의 선구자로 블랙 사바스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아. 그런데 재미있는 건, 정작 토니 아이오미는 블랙 사바스를 '헤비 메탈' 밴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거야.

"우리는 그냥 하드록을 연주했을 뿐이야."

토니는 헤비메탈을 의식하고 만든 것이 아니라 그저 사운드를 가득 채울 뿐이었다는 거야. 사실 헤비메탈과 하드록의 경계가 뚜렷하게 그어지는 것은 아니야. 혹자는 '블루스'가 음악에 남아있는지에 따라 나눌수 있다고는 하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어. 하드록은 헤비메탈과 프로그레시브, 사이키델릭 등보다 훨씬 큰 범주이기 때문에 통칭 하드록으로 불러도 된다고 하는 견해도 있어. 어떤 음악이 헤비메탈인지 하드록인지는 그냥 듣는 사람의 몫으로 남겨둬도 괜찮을 것 같아. 음악이든 문학이든 예술은 창작자의 손을 떠나는 순간, 관객과 독자의 것이니까.

 

하지만 중요한 건, 블랙 사바스가 없었다면 우리가 아는 헤비 메탈도 존재하지 않았을 거라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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